대학원 생활

논문을 이제 막 접하는 석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작은 조언

Turtle Marketer 2023. 4. 2.

대학원에 들어가면, 바로 접하는 게 논문이다. 실험실에 들어가면 실험을 먼저 가르치기보다는 하나의 논문을 주고 발표를 해라고 한다. 그리고 몇 주동안 논문 읽기 하며 조금씩 실험을 배우기 시작한다. 실험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학원생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논문과 함께 해야 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이번 포스팅은 이제 막 논문을 접하는 석사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1. 아... 논문

우선, 대학생 학부때 열~심히 전공과 영어를 공부를 한 학생들은 그나마 괜찮겠지만, 처음 대학원에 온 학생들이 처음 논문을 받고 읽어 발표해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뭔가 내가 과학자가 된 느낌과 함께, 막막할 겁니다. 온통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 그리고 표와 데이터들이 숨을 꽉 쪼여옵니다.

 

 

처음 두 세줄 읽다가 모르는 개념이 나와 찾아보고 또 몇 줄 읽다가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또 찾아 봅니다. 개념이란 게 서치 해서 바로 딱 이해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곳을 둘러보다 읽어보고 필기해 놓고, 별로인 설명을 또 제외하고 이렇게 하다 보면 몇 줄 안 읽었는데 시간이 엄청 빨리 지나갑니다. 더 최악인 건, 영어가 부족해 단어마저 모르는 게 많으면 논문 읽다가 내가 대학원에 적합한 사람일까 라는 고민까지 가게 됩니다.

 

자~ 걱정하지마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느끼고 있으니 혼자만의 걱정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2. 딱 10편. 고통스럽지만 참고 읽어라

처음 논문 읽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만약에 교수님께서 어려운 논문을 던져주면 더 괴롭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모두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괴롭고 힘들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세요. 리뷰 논문 같은 경우는 처음 읽는 사람들은 하루 만에 다 못 읽는 경우도 많습니다.

 

버티고 읽으세요. 그리고 처음 읽은 논문에는 모르는것도 많기 때문에 줄을 치고 표시해야 될게 많습니다. 따로 정리를 간단하게 정리하면서 읽으세요. 처음에 논문을 읽다 보면 모르는 개념이 많아 그 개념 공부하다가 이 논문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제가 무엇인지 핵심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개념까지 중구난방으로 막 해놓으면 더 헷갈립니다. 완벽한 정리 노트를 만들어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정리를 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이렇게 준비한 발표는 질문도 많이 받게 되고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할게 뻔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발표하며, 질문받으며 대답을 하는 과정이 대학원 생활의 막을 시작하는 단계고 성장이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처음으로 읽은 논문은 그 논문이 좋은 안 좋든 자신에게 중요한 논문이 될겁니다. 헷갈리는 개념이 생기면 처음 봤던 논문을 찾아가서 읽게 되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서 스스로 살을 붙여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라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꼼꼼하고 모든걸 다 체크하면서 딱 10편의 논문을 읽어보세요. 논문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보세요. 10개 논문 정도는 머릿속에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해보세요. 완전히 달라져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10편을 읽는다고 해서 완벽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논문을 보며 막막하고 답답했던 가슴이 10편을 꼼꼼하게 읽고 나면 확실히 달라져 있을 겁니다.

 

 

3. 논문 계속 읽으면 쉽게 읽히기 시작한다.

확실한 거는 논문을 계속 읽으면 쉽게 읽히기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어렵다고 손 놓고 있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읽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논문을 읽게 되면 한 분야에 대한 여러 논문을 읽게 되는데, 계속 읽으면 단어가 계속 중복해서 나오고 비슷한 개념과 이론을 읽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어렵게 느껴졌던 개념들이 시간이 지나면 한번 툭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나아가 좋은 논문인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한번 쓰윽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해가 되는 날이 옵니다. 

 

어쨌든 많이 읽어야 합니다. 많이 읽는 만큼 그만큼 보이게 됩니다. 단지 초반에 낯선 느낌 때문에 읽기가 힘들 뿐이지 익숙해지면 영어 사전도 없이 술술 읽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4. 힘들겠지만, 흐름을 보도록 해라

한 문단을 읽을 때 그 문단속에 단어와 개념을 모르게 나오면 찾아보고 서치를 하게 됩니다. 그 개념 하나 이해하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링크를 타고 타고 읽다가 자신이 지금 무엇을 찾고 있는지도 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도 다 의미 있는 일입니다. 나중에 모든 게 다 좋은 자신이 될 겁니다. 

 

한 문단을 읽고 스스로 이 문단은 무엇을 말하는 거지?라는 정도는 스스로에게 묻고 넘어가세요. 이 문단에서는 저자가 무엇을 강조하고 있는지 무엇을 이해하길 바라는 건지 스스로에게 몇 초만 질문을 던져 보세요. 논문이라는 것은 자신의 연구를 남에게 설득하는 겁니다. 즉, 논문 저자가 이 논문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어떤 개념을 가져왔고 어떤 논리로 서술해 가는지 이해하면서 읽으셔야 합니다.

 

오로지 영어만 번역하고 있지 말고, 한 문단을 읽었을 때, 이 문단의 핵심은 무엇일까라고 짧게나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세요. 바로 답을 찾지 못하셔도 괜찮습니다. 이런 습관을 만드는 것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5. 논문 필사를 추천.

저는 여기에 논문을 거의 50편 정도 필사를 했습니다. 저는 들어올 때부터 내가 과연 논문을 잘 쓸 수 있을까라는 엄청난 두려움에 있었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이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필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실행을 했습니다. 필사를 하다가 보면 조금 더 꼼꼼하게 들어가 단어 하나하나를 느낄 수 있고, 아 논문이 이렇게 쓰이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저처럼 50편 넘게 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목부터 시작하여 끝까지 한번 5편 정도 해보고, introduction, discussion 만이라도 필사를 한번 해보세요. 

 

 

마무리하며

논문을 쉽게 읽는 방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석대로 처음부터 천천히 읽으셔야 하고 그런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1년, 2년, 3년 넘어가다 보면, 데이터만 봐도 어떤 논문인지 알게 됩니다. 그래서 박사들이 논문을 빨리 읽고 빨리 머릿속에서 정리가 가능합니다. 결국은 처음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느리지만 계속 읽으면 점점 실력이 향상되거니 처음부터 못 읽는다고 아는 게 없다고 자책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논문 읽기를 공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의 연구라고 생각하고 즐기며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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